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추석 코앞인데 어쩌나…"두부 공장 문 닫을 판" 초비상 출처 : 한국경제 | 네이버

정부, 국내 농가 지원 위해 대두 수입 중단국산 콩 소비 장려한다지만
가공업체 "재고 없어" 발동동
강화된 GMO 검사도 악영향
일부업체 "이달 공장 가동 중단"

< 비어가는 콩 창고 > 강원연식품협동조합 관계자가 강원 원주에 있는 창고에서 적정 재고량의 20% 미만으로 줄어든 수입 콩 비축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. 강원연식품협동조합 제공

충북 제천의 한 두부 제조사는 한가위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. 두부 원료로 쓰이는 수입 콩이 부족해서다. 이 회사 대표는 “평소보다 세 배 이상 물량이 더 나가는 시기인데 콩 재고량이 바닥이어서 마음을 졸이고 있다”고 말했다.

국내 식용 콩 공급량의 80%를 차지하는 수입 콩 공급이 줄자 두부, 장류 제조업체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. 정부가 국산 콩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수입 콩 추가 공급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. 일부 업체는 “당장 9월 초부터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상황”이라고 호소했다.

◇추석 코앞인데…수입 콩 공급 ‘비상’

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계획된 전체 대두(콩) 수입량은 24만9427t이다. 2024년(28만5581t) 대비 13%, 지난해(26만8362t)와 비교하면 약 9% 적다. 농식품부는 매년 시장 상황에 따라 3만t의 콩을 더 들여왔으나 지금은 수입을 중단했다.

김석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“매년 콩 수입량이 줄어 공급난이 누적되는 가운데 올해는 추가 공급마저 끊겨 콩 가공업계가 심각한 원료난을 겪고 있다”고 말했다.

콩 가공업계에 따르면 9월 초부터 충북 지역을 시작으로 인천, 강원, 전남광주 일대 두부 제조사의 수입 콩 재고량이 줄줄이 소진된다. 이미숙 충북연식품협동조합 상무는 “오는 10일을 전후해 재고량이 바닥날 것 같다”며 “정부가 수입 콩 비축분을 일부 풀더라도 연말까지 버티긴 어렵다”고 우려했다.

강원 지역은 확보한 수입 콩 물량이 7371t으로 올해 필요한 물량(9000t)보다 약 1600t 부족하다. 경인과 대전 지역도 연말까지 버티려면 각각 1200t, 800t의 수입 콩이 더 있어야 한다. 된장, 고추장을 제조하는 장류업계도 비상이 걸렸다. 남윤기 한국장류협동조합 전무는 “10월이면 재고가 바닥날 것 같다”며 “연말까지 버티려면 3000t이 더 필요하다”고 했다.

8월부터 강화된 유전자변형생물체(GMO) 검사 역시 콩 가공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. 통상 부산, 인천에 입항한 수입 콩이 공장까지 유통되는 데 걸리는 기간이 1주일 남짓이었는데 지금은 3주 이상 소요된다.

◇“국산 콩, 품질 달라 섞어 쓰지 못해”

농식품부는 국산 콩 2만1000t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(aT)가 보유한 내년 초 공급분 수입 콩 9000t 등을 앞당겨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. 하지만 콩 가공 식품업계는 연말을 넘기려면 최소 3만t 넘는 대두를 추가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.

aT는 가공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일부 국산 콩 물량을 수입 콩과 섞어 쓰는 용도로 수매가(㎏당 4700원)보다 훨씬 낮은 1600원에 공급하고 있다. 수입 콩 가격(㎏당 1400원)과 큰 차이가 없다. 콩 가공업계는 공정의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보였다.

최선윤 강릉초당두부 회장은 “국산 대두 지름은 8㎜고 수입 콩은 5㎜여서 물에 불리는 시간이 2시간 정도 차이가 나 혼합하기 어렵다”며 “억지로 제품을 만들어도 수율이 85~90% 정도로 떨어져 손실이 크다”고 지적했다. 남 전무도 “장류는 콩이 원물로 보이기 때문에 크기가 다른 품종을 섞기 어렵고 발효·숙성 기간과 삶는 시간이 달라 혼용하는 게 불가능하다”고 잘라 말했다.

수입 콩이 부족해 콩가루를 사용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. 한 두부 제조사 관계자는 “콩가루는 수율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으나 값싼 대두를 사용해 품질이 떨어진다”고 했다.

◇국영무역 제도 개선해야

전문가들은 “시장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국산 콩 생산을 늘린 게 수입 콩 부족 사태를 초래했다”고 지적했다. 국산 콩 비축량은 올해 12만4000t으로 2023년(3만1000t)에 비해 네 배로 증가했다. 국산 콩은 ㎏당 5000원 선으로 수입 콩에 비해 3.5배 비싸다.

영세업체가 다수인 콩 가공업체는 이런 비용 문제 때문에 국산 콩을 외면하고 있다. 농식품부 관계자는 “국산 콩 소비를 늘리기 위해 올해는 수입 콩을 추가로 더 들여오지 않을 계획”이라고 말했다.

정부가 수입을 독점하는 국영무역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. 최 회장은 “제5공화국 시절에 도입된 국영무역 체제에서 벗어나 일본처럼 민간에 돌려줘야 한다”고 지적했다.

강릉=이정선 중기선임기자/곽용희 기자 leeway@hankyung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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